Mar 22, 2012

예술의 고가다리

불어로는 Viaduc des Arts라고 쓰고 '비아뒥 데자르'라고 읽지요. 파리 12구에 있는 공예품 거리 이름이예요.



돔므닐가를 따라 쭉 뻗은 고가밑에 아치형의 상점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.


직접 제작하고 있는 풍경을 볼 수 도 있습니다.












이런 아기자기한 각종 공예품들을 전시하고 팔기도하는 곳이죠.



돔므닐가 어디쯤 가면 꽤 이름난 곳도 몇 군데 있다고 들었는데 너무 피곤해서 그냥 중간에 까페에 앉아 쉬기로 했습니다.



까페 안에서는 한낮인데도 재주 연주가 한창이고요.



햇살이 좋길래 저는 까페 밖 노천에서 까페 알롱제를 마셨습니다. 프랑스에서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싶으면 까페 알롱제를 시켜야 한다길래 마셔봤더니 양도 적고 여전히 쓰고 맛이 별로 였습니다.



커피를 한참 마시다 보니 시야에 들어오는게 있어서 카메라에 담아봤습니다. 바로 이 표지판인데요, 위에는 '나는 나의 동네를 사랑합니다'라고 씌여있고요, 밑에는 Je ramasse라고 되어 있는데 '내가 줍다, 내가 모으다' 뭐 그런 뜻이예요. 파리에 어느 정도 산 사람이라면 글의 뜻은 전혀 모르더라도 그림만 봐도 무엇을 뜻하는 표지판인지 금방 압니다. 바로 개가 싼 오물을 주인이 치워야한다는 내용이예요. 파리를 산책하다보면 큰 방해가 되는 것이 바로 개가 싼 오물입니다. 저도 길을 걸을 때 항상 밑을 염두에 두고 걷거든요. 파리 사람들은 지하철에도 백화점에도 슈퍼에도 개를 끌고 다닐 정도여서 길거리 여기저기 오물이 있습니다. 근데 뭐 사람들은 전혀 신경을 안 쓰는 것 같더라고요. 한번은 옛날에 한국에서의 개똥녀 사건이 생각나기도 했어요. 왜 지하철에서 자신의 애완견이 싼 오물을 안 치워서 맹비난을 받았던 사람이 있었잖아요. 개똥녀가 파리에서 그랬다면 전혀 욕먹지 않았을텐데 하는 생각이 들더라고요. 암튼 저는 개의 오물에 까지 관용을 베풀 정도로 아량이 넓지는 못해서 저 표지판은 참 잘 세워두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.